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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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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이슈에 대한 국내외 전문가들의 견해 및 제언이 담긴 칼럼을 제공합니다.

지정학적 리스크와 중국 청정에너지의 중첩적 전환

강택구 소속/직책 : 한국환경연구원/ 연구위원 2026-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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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초 촉발된 미국과 베네수엘라·이란 간의 군사적 긴장은 지난 수십 년간 유지되어온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의 근간을 뒤흔들고 있다.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중국에게 이번 지정학적 위기는 경제적 위협을 넘어 국가 안보 차원의 실존적 위협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번 외부적 충격은 중국의 향후 5년 경제·사회 발전 전략을 결정하는 양회(兩會)와 맞물리면서, 중국의 청정에너지 전환 전략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본 글에서는 최근 지정학적 위기가 중국의 에너지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간략하게 검토하고, 이에 대응하는 중국의 청정에너지 전환 전략 및 전망을 논의한다.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와 중국의 에너지 취약성
2025년 중국은 이란과 베네수엘라산 원유에 상당한 의존도를 유지하고 있다. 한 분석에 따르면, 양국에서 생산한 원유는 중국 전체 수입의 약 15%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1) 또한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원유의 약 40%, LNG의 30%를 수입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불안정성은 중국의 에너지 안보의 취약성을 보여준다.2)
 
특히 중국이 당면한 문제는 그간 서방의 제재를 피해 저가로 들여오던 이란과 베네수엘라 원유의 공급망이 훼손되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은 그간 제재 등을 회피하기 위해 활동을 숨기는 이른바 ‘그림자 선단(shadow fleet)’을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다.3) 중국은 이란과 베네수엘라산 제재 대상 원유를 국제 시세보다 낮은 가격으로 수입하여 막대한 비용을 절감해왔다.4) 그러나 이번 사태로 중국이 그간 누려온 비공식적 조달의 이점이 축소될 가능성이 크다. 

호르무즈 리스크에 대한 중국의 실리적 외교 노선
이러한 공급망 리스크 속에서 중국은 방어적이고 실리적인 외교 노선을 견지하고 있다. 2026년 3월 외교부 마오닝 대변인을 통해 “에너지 안보는 세계 경제에 매우 중요하며, 모든 당사국은 안정적이고 원활한 에너지 공급을 보장해야 할 책임이 있다”고 강조하면서, 미국의 일방적인 무력 사용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표명하였다.5) 이러한 발언은 국제법 준수와 지역 안정, 인도주의적 우려를 강조하는 외교적 수사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이 자국의 에너지 수입 구조에 미칠 충격을 최소화하려는 전략적 이해관계를 반영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중국은 이란 측에 호르무즈 해협의 통행 안전을 보장할 것과 주변 국가의 주요 에너지 수출 거점에 대한 공격을 자제해줄 것을 촉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중국이 이란과의 전략적 협력관계를 유지하는 한편, 자국의 원유 등에 대한 리스크를 관리하려는 방어적이고 실리적 외교 노선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중국 15차 5개년 규획에서 ‘에너지 강국’ 건설 선언 
외교적 노력에 병행하여 중국은 내부적으로 에너지 자립을 국가 의제로 격상하였다. 2026년 3월 12일 제14기 전국인민대표대회 제4차 회의에서 승인된 <국민경제 및 사회발전 제15차 5개년 규획 개요>는 에너지 안보를 국가 생존의 핵심으로 규정하며, ‘에너지 강국 건설’을 공식화했다.6) 이번 규획에 따르면, 2030년까지 청정에너지 기지 구축, 풍력·수력·태양광 통합 발전, 연안 원전 및 풍력발전을 통해 비화석에너지 발전량을 현재의 2배 수준으로 확대하고, 스마트 그리드 구축을 가속화하고 에너지 소비의 친환경화 및 탈탄소화를 촉진한다는 것이다. 

다만, 주목할 점은 화석연료를 비화석연료로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으며 질서있게 대체”한다고 명시한 대목이다. 전면적인 탈탄소화보다는 기존 석탄발전의 고효율화 개조를 병행하는 안정적 전환 전략을 택하고 있다. 

또한 중국은 원전 3단계 개발 전략(열중성자로→고속증식로→핵융합로)을 통해 궁극적인 에너지 자립을 도모하고 있다. 2026년 정부업무보고에서 처음으로 미래에너지를 국가 전략 핵심 육성 분야 지정하고7) 15차 5개년 규획에서는 미래 발전 핵심 분야 중 하나로 핵융합을 명시하였다.8) 열중성자로 상업운전은 2026년 개시될 예정이다. 중국은 2025년 ‘중국 핵융합에너지공사’를 설립하여 인공태양 기술을 비롯한 차세대 원전 기술로 궁극적인 에너지 자립 의지를 보여주었다.9)
 
지정학적 위기가 미칠 중국 청정에너지 전환 전략 양상
이번 지정학적 위기는 중국의 청정에너지 전환에 다음과 같이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첫째, 안보적 관점에서 청정에너지 전환의 가속화이다. 이번 지정학적 위기는 에너지 수입 경로의 다각화라는 차원을 넘어 에너지 공급망의 근본적 전환의 필요성을 제기하였다. 중동의 불안정한 원유 수입을 포함한 화석연료에 국가 전략산업의 발전을 맡길 것이 아니라, 에너지 자립의 기반이 되는 청정에너지 산업을 구축하는데 국가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는 점이다. 이번 15차 5개년 규획에서도 확인하듯이, 중국은 ‘비화석에너지 10년 배가 행동(非化石能源十年倍增行动)’을 명시하여 청정에너지 확대를 국가 핵심 안보 전략으로 격상하였다. 중국은 청정에너지로의 전환을 환경 문제 해결을 넘어 ‘국가 안보의 필수 생존’으로 정의하고 에너지 강국 의지를 드러냈다. 

둘째, 청정에너지 전환의 강조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화석에너지를 기본적으로 유지하면서 청정에너지 전환을 병행하는 중첩(重疊)적 양상이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여겨진다. 중국은 최근의 지정학적 긴장 고조와 글로벌 공급망 불확실성에 대응하는 한편, 인공지능 산업의 확장과 디지털 전환이 유발하는 전력수요 증가를 안정적으로 뒷받침해야 하는 과제에 직면해 있다. 에너지 안보와 안정적 에너지의 공급은 중국의 지속적 경제성장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청정에너지 전환의 방향은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탈탄소화에 중점을 두기보다는 에너지 자립과 공급 안정성 확보를 중심으로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석유·석탄 등 화석연료의 고효율화와 청정화를 통한 활용을 지속하는 동시에, 풍력과 태양광, 원전, 수소를 중심으로 하는 청정에너지의 비중이 점진적으로 확대되어 이중적이고 중첩적인 전환 양상이 상당 기간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10) 이처럼 중국의 에너지 전환은 화석에너지에서 청정에너지로 완전하게 전환한다기보다는 에너지 안보와 성장 전략을 고려한 병존적이고 점진적인 방향으로 전환할 것으로 전망된다.

셋째, 해양 수송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 육상 기반 대륙형 특히 중·러 간 에너지 협력이 강화될 것이다. 중국은 해상 수송로의 전략적 취약성과 미·중 전략경쟁 심화에 따른 에너지 공급 리스크를 완화하기 위해 러시아와 육상 에너지 공급망 협력을 전략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중국은 러시아산 원유를 적극적으로 수입하고 있다. 2026년 2월 중국의 러시아산 원유 수입은 약 하루 207만 배럴로 추정되며, 이는 1월 하루 170만 배럴을 넘어서는 수치이다.11) 러시아 역시 서방 제재와 유럽 시장 축소에 대응하여 대아시아 수출을 확대하고 있었다. 그 상징적 사업이 연간 최대 500억㎥ 공급을 목표로 하는 ‘시베리아의 힘 2’ 가스관이다. 다만 이 사업은 가격과 공급 조건을 둘러싼 협상이 아직 완결되지 않았으며, 실질적 공급은 2030년 전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12)


* 각주
1) “Where China gets its oil: Crude imports in 2025 reveal stockpiling and changing fortunes of certain suppliers, including those sanctioned”, Insights from Center on Global Energy Policy, Jan. 29, 2026, https://www.energypolicy.columbia.edu/where-china-gets-its-oil-crude-imports-in-2025-reveal-stockpiling-and-changing-fortunes-of-certain-suppliers-including-those-sanctioned/, 검색일: 2026.3.7
2) “No one, not even Beijing, is getting through the strait of Hormuz”, CSIS, March 6, 2026, https://www.csis.org/analysis/no-one-not-even-beijing-getting-through-strait-hormuz, 검색일: 2026.3.8
3) John Calabrese, “The U.S.-China-Iran oil triangle in flux”, AGSI, Jul. 1, 2025, https://agsi.org/analysis/the-u-s-china-iran-oil-triangle-in-flux/, 검색일: 2026.3.8
4) “China’s teapots buy Iranian oil to replace Venezuelan supply, sources say”, Reuters, Feb. 2, 2026, https://www.reuters.com/business/energy/chinas-teapots-buy-iranian-oil-replace-venezuelan-supply-sources-say-2026-02-02/, 검색일: 2026.03.05; “China’s heavy reliance on Iranian oil imports”, Reuters, Jan. 13, 2026, https://www.reuters.com/business/energy/chinas-heavy-reliance-iranian-oil-imports-2026-01-13, 검색일: 2026.03.05; “China boosts imports of cheap oil from sanctioned Iran and Venezuela”, Oilprice.com, Jan. 11, 2022, https://oilprice.com/Latest-Energy-News/World-News/China-Boosts-Imports-Of-Cheap-Oil-From-Sanctioned-Iran-And-Venezuela.html, 검색일: 2026.03.05.
5) “2026年3月3日外交部发言人毛宁主持例行记者会”, 中国外交部 웹페이지, 2026년 3월 3일, https://www.fmprc.gov.cn/web/fyrbt_673021/202603/t20260303_11867941.shtml, 검색일: 2026.3.5.
6) “中华人民共和国国民经济和社会发展第十五个五年规划纲要”, 新华社, 2026년 3월 13일, http://www.moe.gov.cn/jyb_xwfb/xw_zt/moe_357/2026/2026_zt03/yw/202603/t20260314_1430877.html, 검색일: 2026.3.19.
7) “政府工作报告—2026年3月5日在第十四届全国人民代表大会第四次会议上国务院总理 李强”, 新华社, 2026년 3월 13일, https://www.news.cn/20260313/21f91e772c194b0692e6684bf72d58e9/c.html, 검색일: 2026.3.19.
8) “中华人民共和国国民经济和社会发展第十五个五年规划纲要”, 新华社, 2026년 3월 13일, http://www.moe.gov.cn/jyb_xwfb/xw_zt/moe_357/2026/2026_zt03/yw/202603/t20260314_1430877.html, 검색일: 2026.3.19.
9) “全国政协委员、中核集团副总经理辛锋:加强核能‘走出去’顶层统筹安排”, 上海证券报, 2026년 3월 10일, https://www.cnstock.com/commonDetail/647626, 검색일: 2026.3.19.
10) 강택구 외, 「트럼프 2.0 미중 기후 및 재생에너지 쟁점과 시사점」, 한국환경연구원, 2025, pp.38-39.
11) “China’s Russian oil imports to hit new record in February as India cuts back”, Reuters, Feb. 16, 2026, https://www.reuters.com/business/energy/chinas-russian-oil-imports-hit-new-record-february-india-cuts-back-2026-02-16/, 검색일: 2026.3.20.
12) “How the power of Siberia 2 deal could reshape global energy”, CSIS, Sep. 5, 2025, https://www.csis.org/analysis/how-power-siberia-2-deal-could-reshape-global-energy, 검색일: 2026.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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